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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흐름

고래, 천명관

by 두덩 2017. 5. 4.


거칠고 투박하다. 간석기보단 뗀석기. 조곤조곤한 것이 없다. 문체, 등장하는 인물, 사건의 규모까지 모두 절대 작은 느낌이 없다.

글을 읽음에도 불구하고 글을 읽는 것이 아닌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계속 머릿속에 그려진다. 정말이지 빨려들어갔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금복이 여자라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남자였다면 이렇게 재밌진 않았을 것이다. 여성이 주인공이며 남성보다 더 큰 존재감으로 내용을 이끌어나가는 게 너무 즐겁다.
여성임을 버리고 남성이 돼가면서 자신의 삶도 함께 버려지게 되었다는 것. 여성이기에 대단했다는 걸 금복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혼자였던 춘희가 씁쓸하다. 주변이 틀렸고 세상이 잘못됐음에도 자신만을 탓하는 춘희의 모습에서 지금의 내 모습과 동질감을 느꼈나. 모두 떠나고 사라져버렸지만 춘희가 남긴 벽돌에 춘희의 모든 게 남아있겠지.

"둥글다고 다 시루가 아니듯 네모나다고 해서 다 벽돌은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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